이번에는 지난 번에 살펴보았던 발음 중심 언어 교육을 좀 더 이론적으로 심도있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발음중심 교수법
발음중심 교수법은 행동주의에 기초한 접근 방법으로서 언어 습득에 대한 행동주의적 설명기제는 강화와 모방 두 요인으로 요약 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법은 기능적인 접근 방식이라고도 하는데 설명과 지시, 반복적인 훈련 등을 핵심으로 하는 교사 중심적 성격을 가진 직접적 수업형태에 의한 언어수업 방식입니다(Wortham, 1998). 또한 행동주의 이론에 의한 읽기 과정 이론은 읽기를 글자→단어→문장→문단→텍스트로 이어지면서 이룩되는 계열식 과정으로 보고 맨 마지막에 텍스트의 의미가 이해된다고 설명하기 때문에 상향식 접근(bottom-up approach)이라고도 합니다(주영희,2001).
발음중심 교수법은 읽기를 처음으로 배우는 유아들에게 읽기에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과 기술을 먼저 습득하게 하여 처음 보는 글자도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기초적인 지식과 기술이라는 것은 자․모 체계, 자소·음소(글자와 말소리)의 대응 관계, 철자법, 읽기 과정에서 자·모 체계에 대한 지식의 적용 방법입니다. 이 지도법은 특히, 글을 처음 배우는유아나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동에게 적합하다고 봅니다(Harris ＆Hodge, 1995).
이 지도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유아들이 머뭇거리지 않고 빠르게 그리고 자동적으로 단어를 재인하여 효율적인 독자가 되게 하고 모르는 글자를 접했을 때라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쉽게 쓸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습니다(이차숙, 2004).
Stahl(1997)도 발음중심 교수법의 목표는 유아들이 읽은 것에서부터 의미를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단어를 빨리 그리고 자동적으로 재인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발음중심 교수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교수법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며 언어학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Chall, 1967; Stanovich, 1986).
이 교수법에서는 언어를 하나의 습관으로 보기 때문에 습관화의 과정이곧 언어 교육이 됩니다. 습관화를 위해서는 반복적 모방 연습이 최선의 방법이며 듣기와 말하기는 읽기와 쓰기를 위한 선수적 학습조건이고 읽기,쓰기는 구조적 음운 조직을 통해 지도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 경우에 특히, 성인의 강화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환경 내에서의 교사나 성인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언어 사용 기능을 격려하고 강조하는 강화자나 언어 모델 제공자로 보는 것이지 언어적 상호작용의 참여자로 보지는 않습니다 (주영희, 2001).
발음중심 교수법의 중요한 쟁점은 언제부터 발음중심 읽기 지도를 시작해야 하느냐의 문제와 얼마나 직접적인 방법으로 글자와 말소리의 관계를 가르쳐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발음중심 교수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읽기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글자와 말소리의 관계를 가르칠 것과, 가르치되 암시적인 방법이 아니라 매우 ‘직접적’인 방법으로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유아의 동기를 생각하면서 필요한 요소들을 가르칠 수 있으며, 그 방법 또한 여러 가지로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반복적인 연습과 지루하고 재미없는 학습이라는 비판에 대해 지나친 편견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이차숙, 2004). 그러나 발음중심 교수법을 주장하는 학자들 중에서도 Adams(1990)는 이 접근법이 효과적인 읽기 이해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실제로 읽기와 쓰기의 기술은 문장의 맥락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옥섭(1999)은 발음중심 교수법은 학습의 전이 효과가 높고 문자해독 측면에서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유아들에게 지나치게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단지 읽기와 쓰기만을 강조하는 지루하고 의미 없는 학습이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언어교육을 시작하는 처음시기부터 언어적인 기술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가르쳐서 능숙한 문해자가 되도록 돕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아에게 무의미한 반복 때문에 발생한 학습동기 유발 저하나 지루한 학습과 같은 부작용은 언어교육 방법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등장한 것이 총체적 언어 접근법입니다.
2) 발음중심 교수법의 내용 및 방법
발음중심 교수법에서 음성언어는 직접적인 교수 없이 자연적으로 습득되는 일차적인 언어체계로 간주하지만, 문자언어는 직접적인 교수를 통해 획득되는 이차적인 것이므로 읽기와 쓰기는 별도로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읽기와 쓰기를 별도의 교과로 간주하는데 읽기는 준비도를 요구하며 쓰기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간주됩니다. 유아의 읽기, 쓰기가 표준적 형태에 이르렀을 때 유아는 문식성 능력을 인정받게 됩니다(김은희, 2004).
읽기의 내용에 대하여 이차숙(2000)은 성공적인 읽기에 필요한 모든 요인들로서 자․모 체계의 원리 이해, 그리고 단어 재인에 필수적인 낱자 지식과 음운 인식, 자소․음소의 대응관계를 이해시키는 것 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쓰기를 배우기 위해서도 역시 특정한 기술을 먼저 습득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오른손의 차이 학습,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옮겨가며 보기, 크기나 모양의 차이점과 공통점 알기, 공간 관계의 이해, 방향 개념, 물체의 관계와 위치에 대한 이해, 눈과 손의 협응력, 쓰기 목적에 대한 이해 등이 포함됩니다(이경화, 조순옥, 김정원, 심은희, 이연규, 이문정, 2003). 그 외에도 교사의 지시적 활동을 통해 일련의 문식성 기술들을 학습하게 하는데 그 기술은 읽은 단어에 밑줄 긋기, 한 단어나 프린트 된 글 한 줄 안에서 같은 글자 지적하기, 한 이야기 안에서 다양한 글자들로 시작되는 단어를 지적하기, 글자 이름 인식하기, 글자와 음성 연결 시켜보기 등입니다(김은희, 2004).
전근배(1994)는 『한글 해득을 위한 효율적인 자료』를 개발하여 발음 중심의 언어 기술에 대한 내용 및 지도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읽기에 따른 지도 방법에는 「음절식 지도법」,「자모식 지도법」, 「낱말 중심의 반복연습에 의한 지도법」으로 나눈다. 「음절식 지도법」은 기본자음 14자와 기본모음을 배합하여 ‘가’, ‘갸’, ‘거’, ‘겨’ 식으로 음절표에 의해 가르치는 것입니다.「자모식 지도법」은 닿소리(ㄱ, ㄴ, ㄷ)와 홀소리(ㅏ, ㅑ, ㅓ)를 조합하여 자․모음의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며, 「낱말 중심의 반복 연습에 의한 지도법」은 낱자가 모인 음절을 한 덩어리로 읽어 가도록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쓰기 활동의 지도 방법으로 유아의 수준에 따라 곡선이나 직선 연습을 시키거나 글자쓰기가 가능한 유아에게는 어휘, 문장, 글 등과 관련시켜 지도할 것과 손가락으로 써 보기, 속도, 완급, 필순 등 자형을 칠판에 써 주기, 복잡한 글자는 분할하여 가르칠 것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발음중심 교수법에서는 개별 유아의 동기나 적성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주로 대집단 교수 활동이 이루어지며 평가 또한 성인 중심의획일적인 표준화 평가를 선호합니다(이경화 외,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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